대법원이 지난 10월 26일 위안부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66)전 세종대 명예교수에게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박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에서 11개 표현을 통해 ‘위안부는 매춘이고, 일본군에 애국적으로 협력했으며, 일본군에 의한 공적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허위 사실을 기재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이런 내용이라면 위안부들의 명예를 훼손한 게 아닌가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무죄라고 했다. 대법원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①11개 표현 전후의 맥락이나 박 교수가 밝힌 집필 의도에 의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교수 사건대법원이 지난 10월 26일 ‘제국의 위안부’ 라는 책을 쓴 박유하(66) 세종대 명예교수의 위안부 명예훼손 사건에서 박 교수에게 무죄 취지 판결을 선고했다. 이 책에는 얼핏 보기에 위안부들의 명예를 훼손한 듯한 표현들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했다. 왜 그랬을까? 두 차례에 걸쳐 그 이유와 의미를 살펴본다.일본 문학과 한일 근현대사를 연구해 온 박 교수는 2013년 출간한 도서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였던 피해자들에 대해 허위 사실을 적시해 그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영장 전담 부장판사가 지난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한 진짜 이유는 뭘까? 유 판사는 기각 이유를 장황히 설명했다. 핵심은 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백현동 특혜 제공 혐의와 쌍방울 대북 송금 관여 혐의에 관해 그렇게 판단했다. 특히 쟁점이 된 증거 인멸 우려에 대해 '야당 대표는 공적 감시 대상이라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했다.‘소명이 부족하다’거나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판사들이 구속영장을 기각할 때 단골로 쓰는 말이다. 형사소송법 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인사말에서 자신의 국정 운영 철학을 밝혔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협치’에 관한 의견이다. 윤 대통령은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라며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는데 뒤로 가겠다 하면 협치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날아가는 방향 엉뚱"윤 대통령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행태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각 24일 오후 7시30분(한국 시각 25일 오전 8시30분)쯤 조지아주 풀턴 카우티 구치소에서 머그 샷(mug shot)을 찍었다. 머그샷이란 수사 기관이 피의자의 얼굴을 식별하기 위해 구금 상태에서 촬영하는 얼굴 사진을 말한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풀턴 카운티 보안관실은 P01135809란 수감자 번호와 함께 이날 촬영된 트럼프의 머그샷을 공개했다. 미국 역사상 전직 대통령이 머그샷을 촬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조직적인 외압을 행사한 혐의
[편집자 주=지난달 21일 서울 신림역과 지난 3일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이후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인터넷에는 ‘살인 예고’ 글이나 ‘◯◯◯에서 칼부림이 일어났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려 불안을 더하고 있다.이 사건을 계기로 피의자 인권 보호에 치우친 우리 사법 쳬계와 법 문화를 사회 안전 을 확보하고 강화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과연 피의자 인권 보호와 공동체 안전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을까가 우리 사회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몇
[편집자 주=서울 신림역과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묻지 마’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이후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인터넷에는 ‘살인 예고’ 글이나 ‘◯◯◯에서 칼부림이 일어났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려 불안을 더하고 있다.이 사건을 계기로 피의자 인권 보호에 치우친 우리 사법 쳬계와 법 문화를 사회 안전 을 확보하고 강화하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과연 피의자 인권 보호와 공동체 안전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하면 잡을 수 있을까가 우리 사회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몇 차례 나눠 게재한다.]잇
헌법재판소가 지난 25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결정을 계기로 탄핵 제도를 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탄핵’ 주장이 너무도 쉽게 나오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원래 탄핵제도는 16~17세기 영국에서 군주제에 대항해 의회민주주의가 등장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의회는 왕이 아무리 잘못해도 견제할 수단이 없었다. 왕은 세습제이고 종신직이라 한번 왕위에 오르면 죽을 때까지 왕위가 보장됐기 때문이다. 이에 의회는 왕에 대한 불만을 왕의 신하인 내각 대신을 향해 풀었다. 왕이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21일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의원 연루설'을 인터넷에 최초로 유포했다는 여성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의 한 의원 사무실로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의원은 이 여성을 용서하지 않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유권자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인 국회의원이 무관용 입장을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인터넷에 멋대로 글을 써 놓고 문제가 되면 용서를 구하고 그러면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가던 그간의 관례와는
지난 11일과 12일 국회에서 대법관 후보자 2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각각 권영준 후보자(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서경환 후보자(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청문회다. 늘 그랬듯 두 후보자 청문회는 여야 의원들 간의 정치 공방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 공방마저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대법관 후보자 청문회는 대법관으로서 어떤 가치관과 세계관을 갖고 있고, 인성이나 성향은 어떤지를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는 자리다. 말 그대로 ‘검증’하는 자리다. 그러나 두 후보자 청문회는 검증과는 거리가 멀었다. 쟁점 사안별 구체적 검증
제사는 남자 중에서도 장남이나 장손자가 주관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오래된 관례다. 장남이 죽으면 둘째나 셋째 아들이 있더라도 그들이 아닌 장손자, 즉 장남의 아들이 제사를 주관했다. 장손자의 삼촌인 둘째나 셋째 아들이 장손자보다 나이가 많은 때도 그랬다. 대법원은 이런 관례를 존중해 2008년 제사 주재자(제사를 주관하는 사람)는 자녀들 사이의 협의로 정하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장남 또는 장손자가 우선적으로 맡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그동안 제사 주재자 결정의 기준이 돼 왔다. "남녀·적서 불문
민노총 건설노조가 서울 도심 한복판인 세종대로에서 1박2일 불법 시위를 벌인 지난 16~17일은 국가 기능이 멈춰선 날이었다. 국가 존재의 제1목적인 질서 유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그 순간 국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17일 오전 세종대로 주변 인도에는 노조원들이 먹고 남긴 컵라면 그릇과 술병, 생수병, 음료수 캔, 휴지 등이 즐비했다. 출근길 차량들은 차로에 나뒹구는 술병을 피해 가느라 곳곳에서 급정지를 했다.이면 도로에는 시위대가 밤새 깔고 잔 은박 돗자리 등이 1.5m 높이로 쌓였다. 중구청 관계자는 쓰레기 수거량이
지난 23일 오전 1시 14분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주택가 이면도로에서 30대 남성이 음주운전 차에 치어 의식 불명에 빠졌다. 경찰이 CCTV를 분석한 결과 차량 운전자는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 피해자 주변을 서성이다 다시 차에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후 옆 골목에 있는 자신의 집에 주차를 한 뒤 걸어서 다시 현장에 나타났다. 운전자는 스스로 112에 "술 취한 사람이 누워 있다"고 거짓 신고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운전자를 사고 발생 후 약 2시간30분이 지난 오전 3시45분쯤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운전자의 혈중알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체포 동의안에 민주당 의원 최소 31명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 28일부터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에 의한 광풍이 불고 있다. 이들이 ‘반란자 색출’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평소 이 대표에게 비판적이던 비명계 의원들에게 “1급 역적”이라는 표현을 써 가며 “부결표를 던졌느냐” “양심 고백하고 자수하라”고 문자 폭탄을 보냈다. ‘살생부’ 명단을 만들고 앞으로 낙선 운동까지 벌이겠다고 했다. 일부 친명계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이들에게 동조하고 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하며
서울고법 행정1-3부(재판장 이승한)가 남성과 남성의 동성(同性)끼리 결합한 경우 그 상대방을 사실혼 배우자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건강보험 피부양자로는 받아줘야 한다고 지난 21일 판결했다. 재판부는 “남녀 간 사실혼인 경우에는 배우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해 주면서 동성 결합의 상대방에게는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1심은 동성 간 결합에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판결했다. 그런데 2심이 1심을 뒤집고 가능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혼인’이나 '가족'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김옥곤)는 15일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이규원 검사,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런데 무죄 선고 이유가 납득하기 어렵다. 김학의씨는 2019년 3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특별 지시에 따라 검찰이 재수사에 나서자 출국을 시도했다. 그러자 이규원 검사 등이 김씨를 일반 출금이 아닌 긴급 출국 금지 조치 했다. 일반 출금은 법무부장관의 사전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긴급 출금은 사후 승인만 받으면
곽상도 전 국회의원 무죄 판결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소추 의결은 왜 잘못된 것인가? 곽 전 의원 무죄 판결은 법 조문에 얽매여 상식을 무시했고, 이 장관 탄핵 소추는 정치에 얽매여 법리를 무시했기 때문이다.곽 전 의원은 아들이 대장동 사건 관련 회사인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아 뇌물죄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8일 곽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들이 지급받은 돈과 이익을 곽 전 의원이 직접 받은 걸로 평가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고 했다. 이어 “아들이 (아버지의) 대리인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2’를 추진하고 있다. 검사 기피 신청, 검사 신상 정보 공개, 검사 측 증거 사전 열람, 피의사실 공표 방지 등의 제도를 도입한다는 게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22년 4월 검찰청법을 개정해 검찰 수사권을 부패 범죄와 경제 범죄로 제한했다. ‘검수완박 1’이다. ‘검수완박1’이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는 내용이라면 이번 ‘검수완박2’는 피의자가 수사 검사를 견제하고 압박할 수 있게 한다는 게 다르다. 그러나 검수완박2는 형사 사법 체계의 본질과 어긋나는 것이란 점에서 검수완박 1보다 문제가 더 크다. ①기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1365 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청소년 자원봉사자 수가 갈수록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자원봉사자 수는 2019년 865만 명에서 2020년 281만명으로 600만 명이 줄어든 이후 2021년 217만 명, 2022년 160만 5000명으로 계속 줄었다. 성인 봉사자 수가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성인 봉사자 수는 2021년 1147만 명에서 2022년에는 그 해 5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체된 여파로 1327만 명으로 늘었다. 청소년 자원봉사자 수가 2020년 급감한 이유는 뭘까? 2019년 11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죄로 15년형을 선고받고 서울남부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김근식이 작년 10월 17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자 일부 지역 학부모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김근식이 범행을 저지른 인천과 경기 서부 지역 학부모들이다. 이들은 인터넷 모임에서 “김근식이 우리 지역으로 오면 어떻게 하냐” “아이들이 걱정돼 밤잠이 오지 않는다”며 불안해했다. 법무부가 김근식을 의정부의 한 갱생 시설에 입소시키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의정부시장이 "모든 행정 수단을 동원해 악질 성범죄자의 의정부 이송을 막겠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