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은 학생들이 쓴 일기장을 모아서 읽어보고는 빨간 색연필로 ‘참 잘했어요’ 동심원을 그려주곤 했다.초등학생의 일기장은 한 반 학생이 콩나무 시루 같이 60~70명이 넘는 학생의 정서와 환경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교육자료였다.아이들과 말 한마디도 섞을 수 없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 선생님은 쉬는 시간에 일기장을 훑어보면 아이의 상태를 더 잘 알 수 있다, 어젯밤에 엄마 아빠가 싸워서 아이 마음에 상처가 생겼는지, 친구와 다퉈서 응어리가 있는지 수십 명을 단번에 알아낼 수 있는 창구는 일기장 밖에 없었다.그
건축물대장에 한옥과 관련된 정보는 기재돼 있지 않다.그런 만큼 전국적으로, 혹은 지역별로 전통 한옥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남아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 등에 대해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대 연구팀이 건축사무소 등과 협력해 서울 지역에 산재해 있는 한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12월 기준 서울시에 있는 한옥은 7665 필지에 8983동인 것으로 밝혀졌다.거주문화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유산이는 2020년 말 기준 8586동에 비해 397동이 늘어난 것이다.17일 연구
인공지능 안전(AI safety)이란 용어가 있다.AI로 인한 잠재적 오용이나 사고 등을 예방하자는 것. 현재 미국·EU·중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대책회의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주목할 점은 이 인공지능 안전 분야가 또 다른 경쟁 분야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1일 영국 정부 주최로 열린 ‘AI 안보 정상회의’에는 정·관계 고위계층은 물론 빅테크 기업 CEO들 다수 참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한국형 AI 규제 프레임워크’ 설계해야AI 안전에 이처럼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향후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
“인천은 더 이상 해양공업도시로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인천을 초일류 도시를 지향하는 글로벌 도시로 불러달라.”인천개발원 박호군 원장은 인천의 정체성을 바꾸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박 원장은 지난 3월 28일 그동안 맡고 있던 (사)참행복나눔운동 이사장 자리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 출신인 문광순 박사에게 물려주었다. 우리나라에 감사하기 운동을 펼치는 참행복나눔운동의 취지에 크게 공감하지만, 인천개발원 원장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서이다.최근 인천의 변화를 보면 너무 빠르고 놀라워서 괄목상대(刮目相對)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소설가 윤흥길씨가 장편 소설 《완장》 출간 40주년 특별판을 현대문학사에서 최근 냈다. 이 소설은 지난 1983년 월간 '현대문학'에 중편으로 발표된 뒤 문단의 찬사가 쏟아지자 '현대문학' 편집자의 권유로 윤흥길 작가가 장편으로 개작해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으로, 지금까지 일반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증쇄를 거듭해왔다. 강연옥 현대문학 단행본팀장은 지난 26일 오케이뉴스와의 이메일을 통해 “소설 『완장』은 군부독재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절, 윤흥길 작가가 시국 사건의 여파로 지리산 노고단 아랫마을에 홀로 칩거하시던 때 구상한
한국가스공사가 정부의 압력에 의해 적자에 시달리면서, 가스 수입을 완전 민영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석유 수입이 완전 민영화 된 것과 마찬가지로, LNG(액화천연가스) 수입도 민영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우리나라의 연간 LNG 수입량은 4,500만 톤인데, 이 중 3,500만 톤은 가스공사가 수입하고, 나머지는 민간기업에서 수입한다.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3월 21일 (사)과학기술포럼 발표에서 “석유 시장과 가스 시장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한국가스공사의 민영화 여론에 반대했다.최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시절, ‘대한민국 블랙아웃’를 써서 탈원전 정책을 가장 정확하고 강력하게 비판했던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최 사장이 이번에는 탈원전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공기업 중 하나인 한국가스공사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독일의 경고-탈원전의 재앙’이라는 부제가 붙은 ‘대한민국 블랙아웃’이 출판된 2018년 최연혜는 국회의원 신분이었다. 탈원전은 우리나라 사정에 맞지 않을 뿐 더러, 원자산업 생태계를 순식간에 뿌리채 뽑아버릴 정도로 위험했다.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3월 21일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313번째 (사)과학기술
6·25 전쟁은 항공기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제트 전투기가 처음으로 투입된 전쟁이었다. 6·25 전쟁은 수십 년 뒤 우리나라가 GE로부터 제트 엔진 기술을 이전받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GE 코리아 회장을 지낸 강석진 박사(85)는 3월 15일 프레스센터 'CEO컨설팅'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GE는 미국 역사상 해외국가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제트 엔진 기술을 이전하였다”고 말했다.강 박사는 “나는 6·25 전쟁 때 미국 제트 전투기가 참전한 사실을 발견하고 미국을 설득했다”고 덧붙였다.박정희 대통령은 국내 대기업들에
생성형 인공지능(AI) 혁명의 뿌리를 탐구한 소설 《매니악(Maniac)》(벵야민 라바투트 지음·송예슬 옮김)이 최근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왔다. 고아라 문학동네 부장은 지난 6일 “양자역학의 부상(浮上)부터 '매니악' 컴퓨터의 발명, 그리고 알파고의 개발로 이어지는 큰 흐름을 여러 과학자들의 격돌과 고뇌를 토대로 서술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 소설의 의미를 풀이했다.영국의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네덜란드 출신 작가 벵야민 라바투트가 쓴 소설 《매니악》은 20세기 초 독일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 헝가
지난해 3월 13일 교육부는 ‘글로컬대학위원회’를 출범한 바 있다.글로컬대학이란 지역의 산업·사회 등과 연계해 특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도적인 대학을 말한다.지난해 10개 내외로 시작해 2027년까지 총 30개 내외를 지정할 계획으로 있는데 선정 받은 대학은 각각 5년간 총 1000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글로컬 3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글로컬대학위원회에서는 앞으로 대학과 지역 공동의 동반 성장을 유도할 계획.정부·기업 등과 협력해 공동이익 도모 21일 충북대에서는 글로컬대학위원회 주최로 전략포럼이 열렸다.이 자리에서
카이스트 융합인재학부의 첫 졸업생인 김백호(23)씨는 “나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를 4년 동안 탐구하면서 보냈다고 한다.김백호는 16일 열린 카이스트 2024 학위수여식에서 ‘정서과학’으로 이학사 학위를 받았다. 김 씨는 4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고, 언어계수기인 링고미터(lingometer)를 개발해서 시제품을 만들고 관련기술을 특허출원했다.링고미터는 어떤 사람의 목소리만 구분해서 일정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말을 하는지를 측정하는 기구이다. 만보기가 하루에 몇 번 걷는지를 측정해서 신체적인 건강을 모니터링 하듯이, 링고
“너무 뿌듯합니다. 앞으로 20년 후에 우리 사회에서 큰일을 할 학생들이 저희 학부 출신들이 많을 거라고 단언합니다.”카이스트 융합인재학부의 학부장인 정재승 교수는 15일 전화 인터뷰에서 “융합인재학부는 대체불가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라고 무한한 자부심을 표현했다.카이스트 2024년 학위수여식이 16일 열렸다. 박사 756명 포함해서 3,014명이 학위를 받았다. 이 중 첫 번째 졸업생을 내는 학부도 있다. 융합인재학부이다. 카이스트 학부는 1학년 때는 학과를 정하지 않고, 2학년에 올라갈 때 전공학과를 선택하는 획기적인 제도를
대덕연구단지가 첫삽을 뜬 것은 1973년이다. 처음 10년은 연구개발 다운 연구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대체로 과학자들은 평가한다.대덕연구단지가 비교적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 시작된 반도체 개발 연구라고 할 수 있다.초창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들어와서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참여했던 백종태 박사는 “내가 생각하기에 1500억 원 규모의 대형 연구개발과제가 기획되면서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1월 29일 말했다.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이 세계
“한 20년 전에 아버님이 ‘이승만 대통령을 영화로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떻겠니’라고 말씀하셨는데 굉장히 막막했죠.”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권순도 감독(45)은 군대를 마치고 제대했을 때 이 말을 듣고는 어디서 손을 대야할지 몰랐다고 말했다. 90세를 산 거인(巨人)의 이야기를 한 두 시간짜리 영화로 어떻게 담아낼지 엄두가 안 났기 때문이다.1월 20일 권 감독이 제작한 이승만 영화 ‘기적의 시작’이 상영되는 허리우드 극장에서 만난 권 감독은 “언젠가는 내가 만들겠구나 싶었다”고 한다.이승만 대통령(1875~1965)에 대해서 잘 몰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익숙해진다. 유치원 아들에게 노트북을 사 주고 검색하기 위해 문서를 입력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지만, 유치원생 아들은 어떻게 배웠는지 음성인식으로 유튜브 아동 콘텐츠를 불러낸다.부모가 가르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컴퓨터 환경에 적응했을까? 이런 아이들이 성장하는 10년 뒤 대학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대학은 지금과는 아주 다른 곳이 되어있을 것이다.생성형 인공지능이 나와서 학교 교육이 무너질 지 모른다는 우려는 성급하다.2023년 MIT 테크놀로지 리뷰 7, 8월호에 교육 현장에서의 챗GPT 관련 특집에
생성형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우리나라 교육에 비상이 걸렸다. 표절이 늘어나지 않을까, 학교 교육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했다.그러나 송상헌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는 “최소한 지난 1년간 교육현장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고 말했다.송 교수는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2023 데이터 그랜드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역량을 갖춘 데이터 융합인재 양성’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송 교수는 “교육 현장에 굉장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생성형 인공지능이
“문학 장르는 흔히 시, 소설, 희곡, 에세이로 갈라지잖아요. 그런데 시인지,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알 수 없는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소설가 한승원씨(85)가 기존 장르 구분을 파괴해서 문학의 새 지평에 도전하는 장편 소설 《사람의 길》을 최근 문학동네에서 냈다. 한씨는 지난 2일 전화 인터뷰에서 “젊어서는 장르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썼지만, 점차 그런 것을 넘어서는 글쓰기를 지향하고 싶었어요”라면서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를 보면, 그분이 나이가 들면서 예서, 초서, 해서라는 구분을 초월하는 그런 글씨를 남기지 않았는가요”라고 말
자동차를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넘어가는 마지막 단계를 보통 탁송(託送)이라고 한다. 탁송은 자동차가 공장에서 생산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운전자는 공장에서 막 나온 따끈따끈한 신차를 몰고 도로를 지나 역까지 가서 기차에 싣는 과정이 첫 번째 탁송 과정이다.그런데 독일 BMW 공장에서는 첫 번째 탁송 과정을 사람이 하지 않고 자동차가 자율주행으로 이뤄진다. 자율주행 하면, 자동차가 도로상황을 인식해서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생각한다.이 공장의 자율주행은 그 반대이다. 도로에 자율주행을 유도하는 센서 등 인프라를 깔
제임스 조이스의 장편 소설 《율리시스》의 새 완역본이 이종일 세종대 영문과 교수에 의해 최근 문학동네 출판사에서 나왔다. 손예린 문학동네 편집자는 지난 26일 오케이뉴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율리시스』 편집을 하면서 독자분들의 전화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라면서 “기존 번역본들이 얼마나 읽기 힘든지 푸념을 하시는 분들이 여럿 계셨는데요, 그러니 핵심은 빨리 새 번역본을 내달라는 말씀이었지요”라고 밝혔다.《율리시스》는 모더니즘 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현대의 고전으로 꼽혀왔지만, 140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뿐만 아니라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bunkering) 사업이 유망한 사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물론이고, 각 지방항만청도 벙커링 사업을 주요 현안으로 삼았다.한국해양진흥공사(KOBC)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법 개정안이 내년 1월에 발효되는 것에 맞춰 지난 12월 18일 개최한 ‘항만·물류 인프라 투자지원 설명회’에서 “벙커링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서울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이상석 항만·물류금융팀장은 “공사법 개정으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1조 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를 친환경 벙커링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