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회나 부자와 권력자보다 평범 또는 그 이하인 사람 숫자가 훨씬 많다. 당연히 한 사회를 움직이는 시스템에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입소스(IPSOS)가 2022년 12월 5일 ‘부서진 시스템 정서 조사’(Broken-System Sentiment in 2022)라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다. 작년 9~11월 28개국 성인 2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자국의 경제-정치 시스템에 부정적인 느낌(anti-establishment feelings;반체제 감정)을 갖는 사람의 비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이달 2일 업데이트한 ‘월드 팩트북’(World Factbook) 내용 중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한동안 화제가 됐다. 2022년 기준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은 79.8세, 여성은 86.2세, 평균 83.0세로 나왔다. 이는 북한과 곧장 비교가 됐다. 북한 남성의 기대수명은 67.8세, 여성은 75.8세, 평균71.7세다. 남한 사람이 북한 사람보다 평균 11년 이상 더 사는 셈이다.기대수명(Life Expectancy)은 0세의 출생아가 이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를 뜻한다. 유엔, 세계은행,
통계청에서 돈에 관한 한국인의 가치관을 묻는 흥미로운 조사를 했다. 7월6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 설문조사에 10월12일 현재 1776명이 응답했다.질문은 ‘모든 기억을 가진 채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와 ‘50억원을 받고 편히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경우 어느 쪽을 택하겠느냐는 것이다. 그 결과 ‘50억원을 받고 남은 생을 편히 살겠다’가 69.8%로 압도적이었다. ‘인생 리셋’을 선택하겠다는 사람은 10명중 3명 밖에 되지 않았다. 낭만적 판타지보다 당장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리를 택하겠다는 것이다. ‘돈’을
북한이 끊임없이 미사일을 쏴대자 지난 5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 소집됐다. 안보리는 북한 추가제재를 논의하려 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결국 소득 없이 끝났다. 심지어 북한은 회의가 열리고 있는 동안에도 보란 듯이 미사일을 또 발사했다. 유엔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안보리가 허깨비 취급을 당한 것이다.앞서 지난 5월 26일에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에 맞선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안보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월 26일에도 열렸다. 그때도 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넘기면서 사상자 숫자도 크게 불어나고 있다. 유엔 인권감시단 마틸다 보그너(Matilda Bogner) 대표는 지난 9일 스위스 제네바 언론 브리핑에서 이날까지 1만4059명의 민간인 사망자와 8,292명의 부상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시기별로 가장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로, 3169명이 사망하고 2400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또다른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점령 지역이나 러시아가 통제하는 지역에서 구금되거나 실종된 것으로 확인된 피해자는 최소 416명이다. 그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원은 7월 들어 물줄기가 거의 고갈됐다. 특히 EU의 메이저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큰 국가들이 의미있는 새로운 지원 약속을 내놓지 않았다.독일 키엘 세계경제연구소(IfW;Institut für Weltwitchaft)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과 함께 세계 각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실태를 ‘우크라이나 지원 추적기’(Ukraine Support Tracker)라는 이름으로 데이터화 하고 있다. 추적 대상에는 EU 회원국과 G7 회원국 외에 한국, 호주, 튀르키에(터키), 노
2월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을 넘어섰다.전쟁을 전쟁 발발과 함께 세계는 러시아에 분노했고 우크라이나에는 격려와 지원이 쏟아졌다. 그러나 금방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이 자꾸 길어지고, 그러면서 끝은 보이지 않는 안개속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런 기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뉴스 중심에서 점차 변방으로 밀려나고, 가장 큰 지원 세력인 미국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구글 뉴스검색 통계를 분석한 데 따르면,
1970년대 한국이 미국의 압력으로 독자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이후, 그리고 1992년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한 이후 오랫동안 한국에서 핵무장이란 단어는 ‘금기어’(Taboo)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는 급변했다.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한국의 핵무장을 옹호하고 가능성을 평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작년 10월7일자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한국이 자체 핵폭탄을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기고문에서 제니퍼 린드(Jennifer Lind)와 대릴 프레스(Daryl G. Press) 미 다트머스대 교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25일 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핵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북한의 지도자가 선제적 핵 공격을 공개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 30년간 남한과 미국이 줄기차게 매달려온 북한 비핵화는 파탄을 맞고 말았다.북한은 그동안 국제사회와 핵 줄다리기를 하면서 불리하다 싶으면 ‘벼랑끝 전술’을 써왔다. 일차로 1993년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하면서 첫 번째 북핵위기를 일으켰다. 이를 미끼로 미국과 협상하면서 경수로 건설과
1956년 영국-프랑스-이스라엘 동맹 3국과 이집트 사이에 제2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 친소(親蘇) 이집트 나세르 정권이 수에즈 운하 국유화를 선언하고 서방 국가의 통행을 봉쇄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초기에는 3국 연합군이 수에즈 운하를 장악하면서 이집트를 압도했다. 그러나 소련이 ‘핵폭격’ 위협과 함께 연합군 철수를 강요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변수는 미국의 태도였다. 소련과의 전면 핵전쟁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이 소련 편에 서서 동맹국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결국 동맹국은 철수하고 전쟁은 이집트 승리로 끝났다. 영국과 프랑스는 충격에
싱크탱크 아산정책연구원은 2010년부터 핵무기 독자 개발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를 매년 조사해왔다. 2022년 3월 조사에서 한국 국민의 70.2%가 자체 핵개발에 찬성했다. 연구원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핵무장 반대는 28.2%에 불과했다.독자 핵 개발 지지율은 4년 전인 2018년만 해도 54.8%에 불과했다. 절반 가까운 45.3%가 핵 무장 자체를 반대했다. 2018년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대화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해다. 그랬던 것이 그 후 핵무장론은 급속히 치솟고 반대론은 지속적으로
‘란체스터의 법칙’(Lanchester's laws)은 전쟁에서 기본 조건들이 다 같으면 다수가 소수를 쉽게 이긴다는 법칙이다. 병력이 많고 무기가 많으면 절대 지지 않는다는 법칙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 법칙을 깨뜨리는 것이 있다. ‘비대칭 전력’(Asymmetric power)이다.가장 전형적인 비대칭 전력이 핵이다. 핵무기 한 방이면 재래식 군사력 격차가 아무리 커도 일거에 뒤집어버릴 수 있다. 재래식 무기는 보유량과 파괴력이 비례관계이지만, 핵무기는 소량일지라도 일단 보유만 하면 비보유국의 모든 재래식 전력을 무용지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는 7월14일자 기사(Situation Report)에서 한국의 방위산업이 세계 선두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2017년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인 무기 수출 세일즈를 벌이기 시작했으며 그 기조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연례 무기 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무기 수출 실적은 세계 31위에 불과했다. 그랬던 것이 2021년에 8위로 치솟았다. 앞서 있던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스페
바야흐로 돈놀음 전성시대다. 주식이니 코인이니 뻥튀기 투자 한번으로 떼돈을 번 억만장자 스토리에 그런 재주도 운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은 허탈과 무력감에 빠져있다. 부동산 폭등 열차에 탑승 기회를 놓친 수많은 사람들은 ‘벼락거지’가 되어 좌절감에 시달리고 있다.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하면 집도 사고 부자도 될 수 있다”는 말을 이젠 아무도 믿지 않는 것 같다. 저축은 정말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게 된 것일까.저축은 하나의 ‘습관’이다. 어릴 적에 저축의 습관을 익히면 평생 지속되기가 쉽다. 저금통에 약간의 용돈을 넣는 데 익숙한
총기 소유를 개인의 자유에 맡기는 미국 시스템의 부작용이 임계점을 넘는 느낌이다. 지난 5월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같은 달 뉴욕주 버펄로 수퍼마켓,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일리노이주 하일랜드 파크에서 쉴새 없이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어린이를 포함해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런 사정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 전체가 이념, 정당, 인종, 빈부에 따라 극단적으로 갈라져 총기규제 같은 기본적인 방책에조차 완전히 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미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
바야흐로 ‘울트라 리치’(Ultra-Rich) 시대다. ‘수퍼 리치’(Super-Rich)는 옛말이 됐다.2022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Forbes World’s Billionaires List) 1위에 올라있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2190억달러(283조5000억원)에 이른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루이비통의 베르나르 아노, 마이크로소트트의 빌 게이츠,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구글의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까지 8명이 1000억달러(130조원)가 넘은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년여의 코로나 봉쇄와 제약들이 느슨해지면서 억눌렸던 여행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항공 티켓 판매가 급증하고 호텔 예약 사이트가 붐비고 있다. 이른바 ‘보복 소비’다. 여행 업계는 밀려드는 휴가객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긴 팬데믹 터널이 마침내 끝났다는 안도와 기대에 들떠있다.그런데 정말 그럴까? 지난 몇 달 동안 식품, 가솔린, 일상 용품 가격이 급등했다. 인플레이션의 습격이다. 그 결과 많은 가정들은 여름 휴가 계획을 다시 고민해봐야 하는 형편이 됐다. 설사 완전 취소까지는 아닐지라도 얼마전까지 꿈꿨던
결혼해 배우자와 함께 살면 혼자 사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장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 일본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결혼과 건강의 상관 관계에 대해 그동안 이런 저런 이론과 연구가 적지 않았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들여다본 경우는 드물었다.연구팀이 5월31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결혼 상태와 사망률의 관계’(Association of Marital Status With Total and Cause-Specific Mortality in Asia)에 따르면 결혼 생활을 유지한 사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와 같은 당 정진석 의원 사이에 최근 며칠간 격렬한 설전이 벌어졌다. 단순한 논쟁 수준이 아니라 거의 욕설 직전까지 간 험악한 싸움이었다.설전에 동원된 어휘들은 마구잡이 동네 싸움판을 방불케 했다. ‘싸가지’ ‘개소리’ ‘내부 총질’ ‘나쁜 술수’….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공항 인터뷰에서 “(정진석 의원의 행태가) 추태에 가깝다”면서 “이런 사람이 어떻게 당의 어른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말까지 했다.이 대표는 국회의원 당선 경력이 한번도 없는 37세의 ‘0선’ 정치인이다. 이에
한국갤럽이 조사한 4월 셋째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직무 수행 평가에서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45%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 42%를 앞질렀다. 한국갤럽은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윤 당선인에 대해 3월 넷째주부터 매주 직무 수행 평가 여론조사를 해오고 있다. 윤 당선인은 첫 조사 이후 3주 동안 그럭저럭 긍정률 55~56%를 유지하더니 네 번째 조사인 4월 둘째주에는 긍정 50%, 부정 42%로 떨어지고 급기야 5주째에 역전이 벌어지고 말았다. 대통령에 취임도 하기 전에 벌써 ‘레임 덕’ 수준으로 주저앉아